한 청년이 오은영 박사님께 상담을 요청했다. 고민은 ‘힘들지 않은데 사람들이 계속 힘내라는 말을 한다’ 이다. 방송에 출연한 청년의 이름은 최환희, 현재 래퍼 지망생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오래전 세상을 떠난 故 최진실 배우의 아들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환희 군은 주변인들이 자신을 조심스럽게 대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건드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그의 고민을 들은 오은영 박사는 환희 군에게 예상치 못한 한 마디를 건넨다.

오은영 박사는 ‘힘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환희 군의 어머니를 잊지 못하는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故 최진실 씨를 그리워하는 감정을 환희 군에게 투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박사님은 “환희 씨는 생각보다 건강하고, 반듯하게 잘 자란 청년이에요. 어머니를 잘 보내셨네요.”라며 그의 현재 상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았다.

커뮤니티 댓글은 ‘환희 씨도 그냥 연예인으로서 평가를 바라는 것 같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은 위로는 도움 되지 않는다’ ‘진짜 힘든 사람에게는 그냥 옆에 있어 주는 게 최고다’라고 말하며 환희 씨에게 불필요한 공감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힌다.

우리는 이기적이면서 이타적인 존재다. 다른 사람의 아픔은 위로해줄 수 있지만,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거나, 의도치 않게 정신 질환에 걸렸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으면 흔히 무언가 해 주고 싶다는 의욕이 생긴다. 그러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는 고통 가운데 있는 사람들에게 ‘기운 내’ ‘너는 극복할 수 있어’ 같은 말을 하는 것은 오히려 부적절하다고 말한다. 그 사람의 처지인 경험도 없으면서, 입으로만 그런 위로를 하는 건 어쩌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한다.

그동안 환희 씨에게 사람들이 했던 위로가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잘 지내고 있는 잘 살고 있는 그에게 필요치 않은 위로를 하고, 절대 나쁜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조언을 계속했을 것이다. 그의 어머니를 잃은 상실감과 불안을 달래기 위해서 말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는 힘겨운 시기를 겪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방해만 되는 사람의 유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1) 해결사

혼자 있고 싶은 사람에게 자꾸만 해결책을 제시한다. “뭐든 말해봐. 내가 다 해결해줄게” 말하며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는 그러한 해결책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방해만 된다고 느낄 것이다.

2) 비교자

이야기를 들어줄 것처럼 찾아와서는, 자기 경험과 어떻게 다른지, 혹은 같은지 비교한다. 그러면서 자기 주위의 지인 이야기까지 들먹이며 어설픈 위로를 한다. “내가 아는 사람은 6개월 지나니까 좋아지더라. 너도 할 수 있어” 처럼 말이다. 이보다 더 심할 때는, “세상에 나보다 힘든 일이 아니잖아? 그것 가지고 왜 그래?” 말하며 자신의 처지를 호소한다.

3) 리포터

예민한 질문을 잔뜩 던진 후 눈을 반짝이면서 답변을 기다리는 유형이다. 아무 권한도 없으면서 “자! 나에게 말해봐! 다 들어줄게” 하며 일방적인 자세를 취한다. 또한 그 사람과 대화한 내용을 여기저기 떠벌린다. 이들은 상대의 아픔이 그저 화젯거리에 불과하다.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더 높이기 위해 마음의 상처를 이용한다.

어설픈 위로는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준다. 그러니 그 사람이 나에게 다가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전까지는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 좋다.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할 여유를 둬야 한다. 만약 상대가 힘들었던 과정을 이야기하면 무언가를 하기보다, 열린 마음으로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귀를 쫑긋 세우며 차분히, 판단하지 않는 태도로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렇게 한다면 나도, 상대방도 같이 위로되는 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1) 오은영 박사가 정말 대단하구나 느낀 모습, 웃긴대학(링크)

2) 이미지 출처: 오은영의 금쪽상담소, 채널A

3) 책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