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커뮤니티에서 천재 작가가 자신의 실수를 대하는 방식이 화제가 되었다.

<호빗>으로 대박 친 언어학자 톨킨, 그는 호빗의 성공을 계기로 지금까지 구상해온 장대한 세계관을 표현한 <실마릴리온>의 초본을 썼지만 출판사의 반응은 냉담했다. 출반사는 “이런 거 말고 호빗 후속작이나 내놔요.”라는 말로 작가를 닦달했다고 한다. 그러자 작가 톨킨은 그걸 겸허히 받아들이고 호빗 후속작을 쓰기로 마음먹는다. 그 순간 톨킨의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빌보의 마법 반지였다.

“오 그래! 호빗은 반지를 찾은 빌보의 이야기였으니까 후속작은 반지를 돌려주러 가는 빌보의 이야기를 쓰는 거야! 그 반지는 사실 그냥 마법 반지가 아니라 악의 제왕 사우론이 만든 절대반지였다고 하는 거야. 이젠 그걸 파괴하려고 여정을 떠나는 거지.”

그런데 작가는 자신이 만든 설정이 헷갈리기 시작한다.

“근데 잠깐. 빌보의 반지가 그 대단한 절대반지라고? 근데 빌보가 반지를 어떻게 얻었더라?”

호빗의 챕터 5 : 어둠 속의 수수께끼

[ 빌보와 골룸은 수수께끼 대결을 펼치고 빌보가 대결에서 승리한다. 골룸은 상으로 그의 소중한 반지를 선물하겠다고 했으나 자기 반지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알고 진심으로 빌보에게 미안해한다. 우연히 반지를 주웠던 빌보는 입을 싹 닫고 그럼 대신 동굴에서 나가는 길을 알려달라고 한다. ]

자신의 전작 호빗을 읽고 설정 오류를 발견한 톨킨은 당황한다.

“아니 골룸이 이렇게 절대반지를 선뜻 줘버리려고 하면 안 되지. 망했군. 출판사에 연락해야겠다.” 출판사에 연락한 톨킨은 호빗을 재간하자는 제의를 하게 된다.

호빗 두 번째 판본의 챕터 5: 어둠 속의 수수께끼

[ 빌보는 골룸과 수수께끼 대결을 하여 이기지만 골룸은 패배했음에도 반지를 껴서 빌보를 죽이려고 한다. 하지만 반지는 이미 그를 떠난 상태였고 골룸은 절망한다. 골룸은 빌보가 반지를 가졌음을 눈치채고 그를 공격하지만 우연히 반지가 손가락에 들어간 빌보는 도망치는 데 성공한다. ]

“좋아 잘 수습했어. 이제는 설정 오류가 없어. 자, 반지의 제왕 출간!”

그런데 톨킨은 독자들의 항의를 받게 된다.

“잘 수습하긴 개뿔! 나는 호빗 첫 번째 판본만 읽었는데 후속작에서는 전혀 딴 소리를 하고 있잖아!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

그러자 톨킨은 독자에게 책을 잘 읽어보라고 하며, 성급하고 화가 많은 독자를 달랜다.

<반지의 제왕> 중

[ 빌보는 본인의 여행기를 집필할 때 골룸이 반지를 선물했다고 거짓을 더해 썼다. 간달프는 그 거짓 이야기를 파악한 뒤 빌보에게서 억지로 진실을 듣고는 그 사건을 계기로 빌보와 그의 반지를 더 의심하게 되며 프로도도 굳이 책 내용을 어색하게 바꿀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었다고 얘기한다. ]

작가 톨킨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호빗>과 <반지의 제왕>을 쓴 게 아니라 빌보의 책을 ‘번역’한 것뿐이야. 그리고 빌보는 자기가 반지를 몰래 챙겼다는 죄책감과 절대반지의 사악함의 영향으로 리븐델에서 호빗을 집필할 때는 그 부분을 쓸 때 거짓말을 한 거야. 하지만 프로도가 최종 수정한 책에서는 제대로 된 이야기로 나온 거지! 그러니까 네가 읽었던 호빗 판본은 빌보의 버전이고 나중에 나온 호빗 판본은 프로도가 수정한 버전인 거야! 나는 둘 다 번역했을 뿐인 거지!”

이 이야기를 듣고 어떤 이는 작가가 자신의 책을 더 많이 팔기 위해 한 일라며 탐탁치 않게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자. 실수는 누구나 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를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아닐까? 오히려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변명하기만 하는 것보다 그것을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지를 고민한 작가의 실행력에 감탄하게 된다. 실수를 덮으려고 거짓말을 하거나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고집을 부린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프로는 자신의 실수를 빠르게 인정하고 그 실수를 실패로 만들지 않기 위해 계획을 수정하는 데에 능하다.

실패와 망한 것의 차이는 분명하다. 실수나 실패는 ‘과정’이고 망한 것은 ‘결론’이라는 점이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계획을 바꾼다는 것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없다. 용기가 있어야지 가능한 일이다.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지금까지 쌓아온 명성을 생각할수록 더욱 인정하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작가인 톨킨은 자신의 실수를 쿨하게 인정했고 그걸 출판사에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리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한 재간까지 직접 제안한다. 자신의 실수를 말장난과 변명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닌 빠른 인정과 계획 수정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만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참고 :

1) 천재가 설정 오류를 수정하는 방법. jpg, 에펨 코리아 (링크)

2) 인생은 실전이다, 신영준/주언규

3) 이미지 출처 : 영화 <반지의 제왕>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