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있다. 필요한 때만 연락하고, 언제나 모호한 태도를 취한다. 말로만 언제든지 도와달라고 할 뿐, 정작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주지 않는다. 그들은 어딘가 모를 벽이 느껴지고, 만나서 대화를 나눠도 영감을 주고받거나, 정서적 만족을 얻는 등의 소득이 없다. 오히려 시간 아까울 정도로 공허한 이야기를 하다 만남이 끝나버린다.

이런 사람의 주요한 특징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자주 한다는 것이다. ‘시간 내서 밥 한번 먹자’ ‘다음에 기회 될 때 이야기하자’ 같이 아주 모호한 형태로 약속을 한다. 그러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우리 언제 만나? 나는 이번 달 주말 괜찮아’ 먼저 연락해도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은근슬쩍 약속을 피한다. 정말 어느 장단에 맞출지 모를 정도다.

한 커뮤니티에 앞서 언급한 내용과 비슷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다음에 밥 한번 사겠다고 친구가 카톡 했지만 결국 지금까지 밥을 사지 않았다고 한다.

댓글은 ‘그냥 예의상 하는 말임’ ’외국인이 How are you? 묻는 것과 같음’ ‘예의상 하는 말에 진심으로 상처받은 적 있음’ 반응을 보이며 각자의 “밥 한번 먹자”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인생은 실전이다>는 어떤 관계도 ‘존중’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의 가치를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한 듯 상대방을 대한다. 특히 정기적으로 만나서 관계를 돈독히 하는 일을 가장 등한시한다. 앞서 소개한 ‘언제 밥 한번 먹어~’ 하며 차일피일 약속을 미루는 것처럼 말이다. 책은 “무신경이 무시로 변질되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존중은 사라지고, 관계는 깨지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친밀할수록 각별한 신경을 쓸 것을 강조한다.

물론 만나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어색한 관계일 수 있다. 그러나 각자가 느끼는 인간관계의 ‘거리’가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나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지인이라고 생각했을지 몰라도, 상대방은 비밀을 털어놓을 만큼 절친한 사이로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기약 없는 약속을 남발하는 것은 상대의 처지를 생각하지 않는, 어쩌면 무례한 태도일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을 상대는 정말 기대하기 때문이다. 차라리 상대에게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밝히고 ‘앞으로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히면, 상대는 당장 서운하겠지만 사람 마음을 자기 뜻대로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그러니 인간관계를 맺을 때 ‘모호한 약속’은 최대한 삼가자.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품을 들여서라도 만나는 시간을 꼭 갖자. 그리고 구체적이지 않은 약속을 잡는 사람에게 너무 마음을 쓰지 말자. 그 사람은 나를 ‘만나도 되고, 만나지 않아도 상관없는’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니 말이다. 모든 인간관계는 중요한 사이라고 생각한다면 바쁜 시간을 쪼개서까지 만난다는 ‘절대적 진리’를 명심하길 바란다.

1) 절대 믿으면 안되는 약속, 웃긴대학(링크)

2) 책 <인생은 실전이다>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