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서운함을 크게 느낀다. 나는 정말 좋아서 아낌없이 베풀었는데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을 때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 속상한 일은 내가 기대한 만큼 상대는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때다. 나는 절친한 친구로 봤는데, 상대는 단지 ‘지인 중 하나’로 바라본 것이다.

한 커뮤니티에 ‘축의금 때문에 친구에게 실망한 이야기’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글쓴이는 친구들이 결혼할 때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꽤 많은 돈을 축의금으로 냈다. 하지만 정작 글쓴이가 결혼할 때가 다가오자, 친구는 아이를 키우느라 돈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축의금을 못 내겠다는 통보를 한다.

댓글은 글쓴이를 만만하게 본 친구들의 행동에 분노하며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정리하세요’ ‘진짜 친구는 오히려 더 챙겨주려고 합니다’ ‘받을 때는 친한 척하다가 줘야 할 때 모른 척하면 개념 없는 거다’라고 답을 남겼다.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는 우리가 물질적이든, 정서적이든 베푼 만큼 돌아오지 않는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한다. 이것은 사람마다 상대에게 느끼는 ‘거리감’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 말한다. 단짝 친구라 생각해서 마구 퍼주었는데 나와 다른 거리감을 가진 상대는 ‘부담’으로 여길 수 있다는 뜻이다. 상대는 친구의 호의라기보다 자신이 언젠가 갚아야 할 ‘빚’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관계는 각자만의 ‘거리감’이 있다. 책은 “모든 사람은 각자 규정하는 관계의 거리가 다르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고 말한다. 사연을 올린 글쓴이는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라 생각해 넉넉히 베풀었지만, 축의금을 주지 않은 친구는 ‘없으면 허전하고 있으면 부담스러운’ 지인으로 글쓴이를 바라봤을 듯싶다. 결국, 이 일은 서로의 거리감 차이로 벌어진 사건이라 조심스레 추측한다.

사람 때문에 실망할 일을 줄이려면 먼저 “사람마다 다른 관계의 거리”를 인정해야 한다. 또한 “상대의 마음을 내 뜻대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니 많은 기대를 하고 영혼까지 끌어모아 베풀기보다, 되돌려 받지 못해도 후회없을 만큼만 베풀어보자. 이렇게 한다면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조금은 줄어들 것이다.

1) 축의금… 섭섭한게 맞나요?, 네이트판(링크)

2) 이미지 출처: 도도솔솔라라솔, KBS

3) 책 <딸에게 보내는 편지>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