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코미디계를 주름잡던 故 이주일. 살아계실 때 그는 하루 2~3갑 담배를 피던 흡연 광이었다. 하지만 2001년 폐암 말기 판정을 받은 이후, 금연 홍보대사로 활동하며 공익광고를 통해 대중들에게 흡연의 심각성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건강이 나빠질 대로 나빠진 이주일 코미디언은 결국 2002년 작고하셨다.

이후 방송에서는 흡연 장면을 싣지 않게 되었으며, 지금은 담배를 피우는 장면을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또한, 당시 사람들은 이주일 씨의 공익광고를 보고 충격을 받아 약 20%가 담배를 끊겠다고 결심했다.

커뮤니티 댓글은 ‘우리 할아버지 저 광고 보고 무서워하심’ ‘어릴 때 학교에서 필수로 봐야 했었음’ ‘광고 덕분에 다들 담배가 백해무익한 걸 알게 되었지’ 같이 당시 광고의 여파가 얼마나 컸는지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설명한다.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는 존재만으로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영향력이 큰 만큼 사람들은 그들에게 매우 높은 도덕적 잣대를 대고, 많은 기대를 한다. 그래서 유명인은 행동을 조심하고, 대중이 원하는 모습만 보여주게 된다. 하지만 이것을 잘 활용하면 사회에 유익한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흔히 일반인보다 파급력이 큰 사람들을 ‘권위자’라고 부른다. 우리는 잘 알려진 사람을 무의식적으로 따르고, 실제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 <대중은 멍청한가>는 그들의 사고방식, 목소리, 몸가짐이 유명인에게 권위와 신뢰를 더 해준다고 강조한다. 평범한 사람이 전했다면 쉽게 지나칠 이야기가 연예인이 말하면 ‘인생 명언’이 되는 효과인 것이다. 심지어 근거가 부족한 주장도 일반인은 합리적이라고 받아들인다.

‘권위자 효과’를 잘 활용하면 변화를 끌어내는 데 에너지와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만약 이주일 코미디언이 아닌 공공기관 직원이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더라면, 누구도 듣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폐암으로 투병 중인 유명 연예인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전한 덕분에, 끝까지 담배를 고집하던 사람들이 금연할 수 있었다. 故이주일 씨의 사명감 덕분에 지금은 대부분이 담배가 해로운 것이라는 사실을 매우 당연히 받아들인다.

권위는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 될 수 있다. 권위를 이용해 상대를 억압하고, 군림해선 안 된다. 가정과 직장, 그리고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는 데 쓰일 필요가 있다. 한 번 생각해보자. 나도 모르게 직책을 남용하지는 않는지, 나이를 내세우며 부당한 대우를 하는 건 아닌지 살펴보자. 그리고 작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인지 찾아 실천해보길 바란다.

1) 우리나라 담배문화를 바꿨다고 생각하는 유명인.jpg, 더쿠(링크)

2) 이미지 출처: 그때 그 뉴스,KBS

3) 책 <대중은 멍청한가>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