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용기 있는 선택이 세상을 바꾸는 기폭제가 된다. 모두가 당연하다 여겼던 가치관에 물음을 던지고, 이것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 놀라운 발견을 한다.

석면, DDT, 납 같은 발암물질은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대중에게 사랑받던 물질이었다. 불과 50여 년 전까지만 해도, ‘납’은 일상 속에 널리 퍼져 있었다. 건축 자재는 물론, 심지어 얼굴에 직접 닿는 화장품까지 납이 들어 있었다. 한 과학자가 납의 진실을 폭로하기 전까지 말이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화학자 클레어 패터슨.

그는 세계대전 종전 이후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학교로 돌아왔다.

지도교수는 화학자인 그에게 지르콘 속에 든 납 성분을 측정할 것을 요구했다.

교수: 자네가 최초로 지구의 나이를 발견한 사람이 될 거야. 식은 죽 먹기니까 빨리 진행하자고.

하지만 다른 성분을 분석한 동료의 결과는 일정한 것과 달리

패터슨이 담당한 ‘납’ 수치는 매번 오차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연구실 오염을 의심한 그는 연구실을 깨끗이 청소하고

외부 공기가 들어오지 않게 밀봉도 해 봤지만 전부 실패했다.

그렇게 2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고…

패터슨: 식은 죽 먹기라며 XX

지도교수를 따라 칼텍으로 자리를 옮긴 패터슨은 그곳에 세계 최초 초청정실을 만들고

지르콘 내부의 납 성분을 측정하는 데 성공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지구의 나이가 45.5억 년임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는 데 성공한다.

이후 명성을 얻은 패터슨은 해수의 납 농도를 분석하기 시작했고

수면의 해수와 심층 해수의 납 농도 차이를 확인해 납 오염의 심각성을 인지한다.

당시 납은 산업 전반에 걸쳐 널리 사용되는 화학물질이었고

납의 무해함을 알리기 위해 대중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제너럴 모터스로부터 후원을 받은 키호 박사는

자연계에 납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여, 납은 우리 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선전에 활용한다.

그러나 패터슨은 납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본인도 석유-화학 회사의 후원을 받는 입장임에도 납 오염에 관한 논문을 네이처에 발표한다.

이후 납과 관련된 회사들의 압박이 거세지고, 후원이 끊겨 연구 활동에 문제가 생겼다.

그러나 공공 보건국, 국립 과학 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패터슨은 극지방에서도 납 오염의 증거를 발견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납 오염에 관한 청문회가 열리고

납 오염은 없다고 주장한 키호 박사와 패터슨의 납 오염에 관한 연구 결과를 모두 들었다.

미국은 유연휘발유와 같은 납 물질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기 시작했고

납 규제 이후 인체 내부의 납 수치는 급격히 감소하였고

인체에 무해한 납 농도는 없다는 것은 학계의 정설로 자리 잡았다.

평범한 과학자의 노력 덕분에 지금은 모두가 납 성분이 해롭다는 사실을 잘 안다. 만약  패터슨이 이익에 눈이 멀어 납을 지지하는 기업과 손을 잡았다면, 지금까지도 우리는 납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을 것이다. 왜 아픈지도 모르고 서서히 죽어갔을지도 모른다.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우리에게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할 것을 강조한다.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인생의 변화를 이끌어내려면 먼저 안락함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려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을 먼저 포기해야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원하는 목표로 향하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패터슨은 기업의 후원을 받는 편안함을 포기했다. 더 큰 목표, 납 성분의 유해성을 널리 알려 모든 제품의 납 함유량을 줄여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반대파와 맞서 저항할 수 있었고, 청문회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떳떳하게 밝힐 수 있었다. 한 과학자의 의미 있는 연구 덕분에 지금의 우리는 납의 위험에서 벗어났다.

혹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무기력하다면, 의미를 부여할만한 목표를 세워보자.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포부까지는 아니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보자. <12가지 인생의 법칙>은 의미야말로 혼란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줄 유일한 해독제라 말하며, 자신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내면에 숨겨진 비겁함, 원한과 증오를 인정할 때 비로소 인생의 선순환이 펼쳐진다고 한다. 무엇부터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작은 목표부터 달성해보자. 계획표 짜기, 방 청소하기, 산책 등 소소한 의미를 주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 보길 바란다.

1) 인류를 납 중독에서 해방시킨 과학자, 루리웹(링크)

2) 책 <12가지 인생의 법칙>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