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이직, 건강 문제, 집안 사정, 시험 준비, 업무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퇴사한다. ‘이번 프로젝트까지만 마무리하고 그만두겠습니다.’라며 퇴사 의사를 밝히면 보통 예의상 붙잡는다. 직속 상사와 면담을 하거나 동료들에게 ‘왜 그만두냐, 조금만 더 같이 일해보자’ 같은 질문을 받는다.

한 커뮤니티에 공유된 트위터 게시물은 퇴사 통보한 후 상사가 붙잡을 때 절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댓글은 평소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했거나, 정서적인 압박을 계속 줬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게 낫다고 한다. 괜히 그만두겠다는 회사 더 오래 다니면 욕만 먹는다고, 떠날 때 떠나야 한다고 입을 모아 얘기한다.

<에센셜리즘>은 ‘그만둘 일은 그만두라’고 강조한다. 결과를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다면 자신에게 도움 되지 않는 일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하던 일을 쉽게 그만두지 못한다. 이를 ‘매몰 비용 편향 효과’라 부른다. 어떤 대상에 대해 시간, 돈, 노력 등을 이미 투자한 경우, 해당 대상에 대한 투자가 손해라는 것을 알게 되더라도 계속 투자하는 성향을 뜻한다. 이 편향에 사로잡히면 잘못된 투자라 해도 멈출 수 없다.

개인의 삶도 매몰 비용 편향에 쉽게 빠진다. 재미없는 영화인데 억지로 참아가며 보고, 오지도 않을 버스를 계속 기다리고, 불쾌감만 주는 인간관계를 지속하고, 정말 아니다 싶은 회사인데 다닌 게 아까워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그만두지 못한다. 그러나 맞지 않은 일에 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입할수록 더욱 포기하기가 어려워진다. 잘못된 판단은 끊임없이 손실을 유발하고, 결국 악순환의 고리에 사로잡힌다. 이때 우리는 자신의 삶을 존중하겠다는 용기를 내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잘못된 일을 그만두어 이미 매몰된 비용에 사로잡히면 안 된다.

월급을 올려주거나, 대우를 좋게 해주겠다고 약속하면 회사를 다시 다녀볼 만 하다. 그만큼 회사가 긍정적으로 봤다는 증거니, 말이다. 그러나 어떤 보상도 하지 않을 거면서 말만 ‘아쉽다, OO 씨가 그만둔다니 너무 섭섭하다. 조금만 더 일하지’ 같은 소리를 한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오는 게 낫다. 물론 퇴사 후 어떻게 생계를 유지할지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포부를 안고 퇴사했는데 모아둔 돈이 없고, 구직도 안 되면 또다시 별로였던 전 직장 같은 회사에 취업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긴다.

그러니 이미 퇴사 통보를 했다면, 퇴사 후 무엇을 할지 철저히 준비했으면 미련을 갖지 말자. 예의상 하는 말에 ‘설마.. 회사가 계속 나를 원하는 건가?’라고 속지 말자. 나름대로 기준을 세우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면 뒤를 돌아보지 않고 나오길 바란다. 자신의 삶은 온전히 자기가 책임지는 것이니 말이다.

1) 퇴사 통보했을때 잡히지 마라.twt, 인스티즈(링크)

2) 이미지 출처: 퇴사봇 트위터 (링크), 펜트하우스, SBS

3) 책 <에센셜리즘>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