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방영된 <출사표>라는 드라마가 있다. 취업 대신 출마를 선택한 취준생 구세라(나나)와 좌천당한 엘리트 사무관 서공명(박성훈)이 불량 정치인들을 응징하는 오피스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다. 그리고 바다 건너 일본에는 2008년에 방영된 기무라 타쿠라 주연의 <체인지>라는 드라마가 있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주인공(기무라 타쿠야)이 정치인이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공석인 의석 하나를 지키기 위해 억지로 의원 후보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두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들이 성장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리더의 공통점을 엿볼 수 있었다. 여기서는 그중 인상 깊었던 세 가지만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첫째, 언어의 힘을 안다.

출마를 선택한 취준생 구세라와 정치를 하나도 모르던 초등학교 교사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역시 말의 힘이다. 달변가만이 남을 설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진심이 담긴 말의 힘이다. 도리스 컨스 굿윈이 쓴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에서 린든 존슨 또한 언어의 힘을 알고 있던 리더가 아닐까 싶다. 당시 22세였던 린든은 연설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대신해 연설하고 싶은 사람이 없는지 묻는 사회자의 말에 손을 번쩍 든다. 기회를 잡은 것이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누가 그런 상황에서 손을 들 수 있었을까. 린든은 그 연설 기회를 잡아 10분간 감동적인 명연설을 펼친다. 이렇듯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리더는 언어의 힘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둘째, 누구보다도 먼저 시도하고 모범을 보인다.

흔히 리더나 기획자는 말만 하고 사람들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들과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속 역사 속 인물 또한 그런 사람들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링컨이 구석에 조용히 앉아 회의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며 모든 걸 흡수한 것처럼 다른 리더들 역시 공부를 누구보다 게을리하지 않았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역시 동료의원들에게 미친 듯이 질문을 하며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정보를 흡수했다. 그 덕분에 그는 다선 의원의 90%보다 뉴욕주의 정치에 대해 많이 알게 된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 역시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모범을 보이며 공부를 하고 실행을 하면서 적까지 자기편으로 만든다.

셋째, 유머를 잃지 않는다.

리더는 카리스마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사람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보다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오히려 유머일지도 모르겠다. 링컨은 어릴 때부터 친구들 앞에서 재미나게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했다. 힘든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그만의 탈출구였을지도 모르지만, 긍정과 유머는 힘든 상황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드라마 속 주인공들 역시 늘 주위 사람들을 웃음 짓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서 느끼는 바가 크다.

리더가 되어야 할 사람은 따로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두 드라마의 주인공들과 역사 속 리더들의 모습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모두 역경을 이겨내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싶어 한다. 이번에 우연히 전혀 공통점이 없을 것만 같은 한일 드라마와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동시에 접해보니 재미가 배가 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각 캐릭터들에게서 공통점을 찾으며 리더의 참모습에 대해 알아 가보는 건 어떨까.

참고

1) <출사표>, KBS 드라마

2) <체인지>, 일본드라마 후지TV 방영

3) <혼돈의 시대 리더의 탄생>, 도리스 컨스 굿윈

※ 본 콘텐츠는 로크미디어로부터 제작비를 지원받았습니다.

Written by 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