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호구’라는 말이 있다. 회사에서 혼자 일 떠맡는 사람을 뜻한다. 본업은 본업대로 하고, 잡일은 잡일대로 쳐 내느라 하루가 부족하다. 이들은 대체로 거절을 아주 두려워한다. 내가 ‘아니오.’라고 말하면 회사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벌벌 떤다. 회사도 이들의 약점을 알고 실컷 이용한다. 정당한 대가를 주지 않고 일만 마구잡이로 시킨다.

이번 사연은 작성자에게 미안하지만, 엘리트 호구의 전형을 보여주는 예라 볼 수 있다. 과장인데 195만 원을 받고, 회사 일을 떠맡고, 어떤 대우도 받지 못하고 있다.

<초생산성>은 일에 파묻힌 사람들을 향해 ‘일을 쳐내는 데 집중하라’라고 말한다. 할 일을 더 만들지 말고, ‘안 할 일 목록’을 만들어 본업을 방해하는 일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대부분 변화를 꿈꾸기보다 현실에 안주한다. 일하지 않으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 두려워 포기해야 할 일을 포기하지 못한다. 하지만 <초생산성>은 많은 일을 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옳은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때로는 불필요한 업무가 쏟아질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쓸데없는 일을 줄이고 핵심 업무만 집중할 수 있을까?

첫째, 자신의 자원이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예산을 짜듯이 시간과 에너지를 ‘핵심 업무’ 에 집중시켜야 한다.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는 유한한 자원이다. 매일 우리가 가용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고 조금도 더하거나 뺄 수 없다. 하지만 에너지는 유동적이다.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에너지는 늘 수도 줄 수도 있다.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의 에너지가 바닥나고 피로감을 느끼게 돼 있다. 시간과 에너지는 쓸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다. 아까운 자원을 나와 상관없는 일에 소모하면 안 된다.

둘째, 나를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별한다

우리가 제대로 응대할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정말로 관심 있고, 업무에 필요한 사람과 만나야 한다. 그러나 시간과 에너지를 누구에게 투입할지 정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내 시간을 빼앗아 버릴 위험이 크다. 각종 요구와 기대로 들볶으며 우리의 에너지를 있는 대로 가져갈 것이다.

셋째, 내 스케줄표가 나 대신 거절하게 한다

특정 최우선순위 활동에 엄청난 시간을 할당해야 한다. 본업에 집중할 때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내 기준에 맞지 않고 계획한 활동에 방해가 되는 요청이 들어올 때 ‘이미 다른 일이 있다’ 고 말하자. 거짓말한다고 죄책감 들 필요가 없다. 왜냐면 나는 나를 위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 자신과 한 약속을 내팽개치면 안 된다.

넷째, 다른 사람의 요청에 전략적으로 대응한다

다른 사람의 요청에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계획하기 좋은 때는 요청 건이 우리의 책상에 도착하기 전이다. 사전에 전략이 마련돼 있어야 거절을 하는 순간에 한층 수월하게 거절할 수 있다. 누군가 내 시간을 방해하면서까지 요청할 때 ‘긍정적 거절’을 해야 한다. ‘예스 – 노 – 예스’ 방법으로 하면 된다.

1) 예스 –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것들을 지킨다는 데 동의한다

2) 노 – 이때의 대답은 나의 경계선을 보여주는 명료한 거절이다. 애매모호하거나 해석의 여지가 있는 말은 삼간다.

3) 예스 – 상대방의 요청에 대한 다른 해결책을 알려주고, 관계를 재확인하며 답변을 마무리한다.

정말 효율적으로 일하고 싶다면, 짊어지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회사가 공정한 대우를 해 준다면 강도 높게 일해도 상관없다. 그러나 아무런 보상도 해 주지 않는데 혼자 ‘엘리트 호구’를 자처한다면, 아까운 내 인생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회사와 타인에게 끌려다니는 삶을 자처하지 말자. 시간과 에너지의 주인은 ‘나 자신’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그러니 시간과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쓰기보다 옳은 일에 사용하길 바란다.

1) 월급 받는거에 비해 일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네이트판(링크)

2) 책 <초생산성>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