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갈등은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서로 오랫동안 유대를 쌓은 터라, 각자 얽힌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복잡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인공지능과 달리 ‘감정’이 있어 ‘상처받지 않음’을 고려하여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이중 약속’ 잡는 친구 문제도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었다.’ 개인의 취향이니 존중해주자’와 ‘너무 이기적이다’로 의견이 나뉜다. 여기 게시물도 이중약속에 대한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섭섭함’ 앞서 언급한 이중약속 잡는 친구를 둔 사람이 잘 느끼는 감정이다. 나는 친구와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시간을 냈는데, 친구는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  마음이 무너져내린다. 이때 섭섭함, 미움, 분노, 좌절감, 죄책감 등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중약속을 아무렇지도 않게 잡는 친구는 다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 계속 이 친구와 만나면 서로 지루할까 봐, 얘는 술을 아예 마시니까 내가 좋아하는 술을 마시기 위해서라도 다른 약속을 잡는다는 이유를 댈 수 있다. 이 사람도 나름의 사연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갈등은 빨리 풀어내지 않으면 응어리가 되어 서로에게 오해를 쌓고, 관계가 깨질 수 있는 위험을 지니고 있다.

이중 약속 잡는 친구가 있거나, 아니면 내가 이중 약속을 잘 잡는 사람이라면 한 번 진지하게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요즘은 메신저나 전화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의사소통 관련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대의 얼굴을 보지 않고 의견 조율을 한다면 오히려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쌓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편안한 장소,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 ‘마주 보고’ 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리고 관계 간 트러블이 있을 때 잘잘못을 따지면 상처가 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사이를 오래 이어나갈 수 있을까?’라는 선한 의도를 갖고 대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처럼, 원하는 대로 의견 조율이 안 될 수도 있다. 이때, 너무 자책하기보다 ‘이 사람과 인연은 여기까지구나’ 하고 어렵겠지만 덤덤히 받아들이길 바란다. 나와 합의가 안 되는 사람을 붙잡는 건 서로가 피곤한 일이니 말이다.

누군가 인간관계를 ‘계절’에 비유했다. 봄에 오는 사람, 여름에 오는 사람, 가을에 오는 사람, 겨울에 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각자가 처한 때 그에 걸맞은 사람을 만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자연스레 멀어지는 건 순리인 것 같다. 조금 더 인간관계에 대해 유연한 생각을 하는 게 낫다 생각한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아니면 됐고’ 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중심을 잃지 않고 주도적으로 관계를 선택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1) 이중약속 잡는 친구 어떻게 생각해?.jpg, 오늘의유머(링크)

2) 이미지 출처: 청춘시대, Jtbc

Written by H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