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는 말보다 더 강력한 자극을 준다.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 경험과 관련한 기호와 상징들은 누구나 잘 받아들인다. 우리는 전 세계의 공공장소 안내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기기 대부분은 아이콘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화할 때는 이모티콘으로 서로 간편한 소통을 하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같은 시각적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이미지가 나타내는 맥락에 따른 해석이 필요하다. 이미지는 보편적 의사소통을 돕는다. 이미지로 가능한 소통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더 알아보자.

1) 번역이 필요 없는 책

픽토그램은 사물, 시설, 행태, 개념 등을 사람들이 한눈에 알아보도록 상징적으로 나타낸 그림문자를 말한다. 쉬빙이라는 중국 아티스트는 전체가 100% 그림문자로 구성된 소설을 썼다. 7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수집한 수백만 개의 이모티콘과 픽토그램, 아이콘 중 2,500여 개를 선별해 쓴 120쪽의 소설책이다. 하나를 지시하는 단순한 기능을 넘어 이미지만으로 긴 서사를 만들어냈다. 쉬빙은 누구라도 즐겁게 읽는 책을 만들어 모든 차이를 초월한 소통을 시도하려 한 것이다. 나라별 가독성의 차이는 거의 없었고 나이에 따라 판독의 차이는 어느 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대규모 설치작품으로도 문자와 소통 문제를 말해왔으며 문화 간 이해와 대화를 증진 시킨 공로로 관련 상을 여러 번 수상하기도 했다.

2) 이미지를 파악하는 법

서양 미술사의 경우 300개 정도의 알레고리와 상징만 알면 박물관에 전시된 대부분 이야기의 의미를 살필 수 있다. 조형적 지식 15~20개 정도만 알아도 이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이미지에는 명시적 의미와 함축된 의미가 있다. 어떤 상품의 브랜드가 명시적 의미라면 그와 관련한 주관적이고 문화적인 연상작용을 일으키는 것이 함축된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이미지의 심층적 의미를 파악하려면 이미지가 가진 의미와 서사를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이미지는 의미가 있다. 시각 이미지는 유추적 사유이며 우리의 오감 전체가 이미지 형성에 참여한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지식인은 이미지가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고 사색의 빈곤화를 불러온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3) 전 세계 도시가 사용하는 이미지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은 공통적 경험에 기초한 정보를 제공하므로 신뢰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본다. 노이라트가 발명한 아이소타입은 간략화된 그림 언어시스템으로 전 세계 도시가 사용하는 교통 표지판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한 결정적인 발명이었다. 공항은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곳인 만큼 어떤 공간보다 다양한 기호와 픽토그램들이 모여있다. 디지털 문화는 이미지들의 보편적 사용 방식 개발에 더욱 집중했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게임 등 디지털 환경 안에서 아이콘과 픽토그램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진화했다. 표준어에 방언이 파생하듯 하나의 아이콘과 픽토그램에도 다양한 변이형들이 파생되었다.

4) 즉각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경제적 세계화는 즉각적인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한다. 많은 기업과 생산품들은 정체성 파악이 분명한 로고를 사용하려고 한다. 사회적 맥락 안에서 강력한 시각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다국적 기업들은 번역보다 직접적이고 시각적인 의사소통 방식을 선호한다. 기술 기업 역시 특화된 전문어휘를 직관적인 언어로 바꿔 누구나 기술소비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디지털 시대는 모두가 공유 가능한 정체성과 연계성이 사람들의 소통을 효과적으로 만든다. 공통의 시각적 요소는 명료한 소통의 가능성을 높이지만 그 이상의 다양한 생각을 그림 언어로만 표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참고

1) 중국 간호사가 수술 앞둔 유학생에게 건넨 쪽지.jpg, 루리웹 (링크)

2) 책 <언어인간학>

3) 책 <지서: 점에서 점으로>

Written by LA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