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교수님은 아프리카에 갈 생각이 없었다. 젊은 시절 서울대에서 연구하다 해외로 나가고 싶은 생각을 했다. 당시 교수님 연구 성과를 눈여겨본 케임브리지 대학은 함꼐 연구하기를 제안했다. 좋은 기회라 생각한 교수님은 얼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지원서를 제출했고, 혹시 몰라 당시 신생 연구소였던 나이지리아 농업센터도 지원했다.

그런데 영국에서 아무 연락이 없자, 먼저 합격증을 받은 나이지리아로 떠났고 거기서 23년을 살게 된다. 당시 나이지리아는 내전으로 인해 상황이 좋지 못했다. 많은 희생자, 굶주림, 대기근 등 나라가 혼란 가운데 빠졌다. 먼저 배고픔을 해결해야겠다 결심한 교수님은 주식이었던 카사바 개량 연구를 시작한다. 결국 기근에 강한 카사바 개발에 성공했고, 영국 기업의 지원을 받아 전국적으로 개량 카사바를 보급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감동한 나이지리아 국민은 교수님을 추장으로 임명했고, ‘농업의 왕’이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부여했다.

세상에는 알려지지 않은 선행을 베푸는 사람이 많다.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자신의 ‘사명’에 따라 살아간다. 가진 지식을 개인적 이익을 취하는 데 쓰기보다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 사용한다. 위대한 삶을 살았던 인물을 보면 평범함과 동떨어진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한상기 교수님도 처음엔 나이지리아를 ‘구원’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그저 연구 좋아하는 교수님 중 한 분이었다. 어쩌다 보니 나이지리아 식량난을 해결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이렇듯, 칭송받는 인물도 처음에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여러 책을 살펴보면, 세상을 바꾼 위인은 의외로 위험을 싫어하고 불안감에 자주 시달렸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게티스버그 연설로 유명한 에어브러헴 링컨도 남북전쟁으로 인한 무고한 국민의 희생을 괴로워했고,  “나는 꿈이 있습니다”으로 시작하는 흑인 인권운동 연설로 유명한 마틴 루터 킹 목사도 자신이 맡은 직책에 걸맞은 사람인지 고민을 수도 없이 했다.

시대의 한 획을 그은 영웅은 평탄한 삶을 살지 않았다. 실패하고, 좌절하고,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어이없는 갈등,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비전에 관한 멸시와 천대까지 인간의 극한을 시험하는 모든 과정을 겪는다. 지금 열심히 하는 데 아무런 소득이 없는가? 정직하게 사는 것 같은데 문득 손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가? 나름대로 꿈은 있지만, 현실이 바닥이라 괴로운가? 그렇다면 원하는 목적지를 향해 잘 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예로부터 현인은 ‘고통의 숭고함’을 강조한다. 고통을 겪는 시기는 ‘삶이 평범한 사람을 위인으로 만들고 있다는 증거’라 일컫는다. 그러니, 마음 한 켠 목표와 비전이 있지만, 현실이 잘 풀리지 않는 분이 있다면 ‘삶이 나를 단련하고 있구나’라고 받아들이자. 어려움을 똑바로 직시하고, 자신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보자. 위대한 일은 고통으로 단련된 자만이 할 수 있으니.

참고

1) 한국인 최초로 아프리카 추장이 된 사람, 네이트판(링크)

2) 한상기 “‘한번 가보지…’ 했다가… 눈앞 餓死者 보고 23년, 문화일보(링크)

Written by HLH